2012년도 수능부터 인문계 학생도 미적분이 포함된 시험을 본다는 기사를 읽었다.
“재수하면 끝장” 인문계 高1교실 발칵 라는 기사에는, 이에 대해 경악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가 많이 담겨 있다.
중3 학생은 굳이 미적분을 해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고1 학생은 ‘재수하면 끝’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오산에 사는 최모(중3) 군은 “안그래도 수학을 못하는데 이제는 큰일났다”며 “이제껏 미적분 안하고 다들 대학갔는데 왜 하필 우리부터 미적분이 부활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안양에 사는 이모(중3) 양도 “미국에서는 고등학교까지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 대학에 가서야 배운다고 들었다”며 “미국도 미적분 안 하고 잘만 사는데 우리는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하나? 이렇게 하면 학원 열풍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양의 어머니 조씨(43)는 “어차피 수학학원에 보내는 것은 똑같다”며 “미적분을 배우게 되든 말든 별 상관없다”고 말했다.
고1 학생은 ‘재수하게 되면 어쩌나’고 걱정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구모(고1.인문계 지망) 군은 “당장 미적분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도 되고 시험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안심”이라면서도 “하지만 재수라도 하게 되면 2년간 미적분을 배운 애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게 걸린다”고 말했다. 구군과 같은 반인 서모 양도 “92년생 학생 사이에서는 ‘재수하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며 “우리가 대학에 들어가는 2011학년도에는 눈치경쟁과 하향지원이 치열해질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부산일보의 한 기사는, 왜 인문계 수능에 미적분이 포함되었는지에 대해 약간 설명을 해 주고 있다.
현행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2005학년도 수능부터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나형에서 미적분이 제외됨에 따라 수리 나형의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다. 반면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가형은 상대적으로 출제범위도 넓고 난이도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자연계 학생들은 학습 부담이 많고 어려운 수리 가형을 기피했고 매년 수능시험에서 수리 나형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상당수 대학들이 인문·자연계간 교차 지원을 허용하고 있어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능에서 수리 가형을 선택한 수험생은 24.2%에 불과했고, 수리 나형을 택한 수험생은 75.8%에 달했다.
이 때문에 대학 이공계에 진학한 학생들은 미적분을 잘 몰라 대학 강의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고,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기본적인 미적분을 가르치고 있다. 부산대 윤웅찬 화학과 학과장은 "물리나 화학과 등은 미적분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이를 모르는 신입생들이 태반"이라며 "대학에서 미적분을 가르치는 비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 수리 나형 출제범위에 미적분과 통계가 추가된다면 수리 나형에 대한 쏠림 현상이 줄어들고 대학 교육도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동아대 이권순 전기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높일 수 있는 수리 나형 출제범위 확대 추진을 환영한다"며 "이공계 강의에 적응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줄어들어 대학 교육의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부산종로학원 김윤수 평가실장도 "지금까지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문제가 어려운 수리 가형보다는 수리 나형을 선택해 점수를 올릴 수 있었는데 앞으로 이 같은 장점이 없어진다면 굳이 수리 나형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수리영역 출제범위가 확대될 경우 사교육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2 자녀를 둔 김미숙(42)씨는 "아이가 인문계로 진로를 선택할 예정인데 수리 나형에 미적분이 포함된다니 지금부터라도 수학전문학원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또 김 씨는 "인문계 고교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해서 미적분을 활용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굳이 미적분을 가르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각 대학들이 인문·자연계간 교차지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현 수능 시스템으로도 수학교육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 채승영 부산지부장도 "현재도 고교에서 배우는 수리영역이 너무 어려워 학생들이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수리 나형의 출제범위를 확대한다면 이에 따른 사교육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제가 황희 정승 스타일인지, 다들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무진장 헷갈립니다.
누가 옳은 말을 하고 있는지, 좋은 생각있으면 알려주세요.